[글또] 삶의 지도

00. 들어가는 글

글또 8기에 지원하며, 삶의 지도를 그려보는 시간을 가졌다. 공지를 보고 일주일이 지나도록 어떻게 글을 써내려가야 할지 손이 움직이지 않았다. 나 자체를 돌아보며, 글 자체보다 나를 돌아보는 이 시간들이 매우 값졌다. 나를 이루는 다양한 면들이 단순히 한가지 사건에서 비롯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음과 동시에 복잡하게 얽힌 시간과 경험을 글로 써내려가며 조금씩 정리 되는 것도 경험했다. 아래의 짧은 글을 통해서 조금이나마 나에게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내 삶의 지도가 잘 전달되었으면 한다.

01. 모험과 도전을 즐기는 현재의 나

#2023 #데이터사이언티스트 #ML엔지니어 #개척자 #도전

나는 현재 나스미디어 데이터사이언티스트로 일을 하고 있다. 미디어렙사이자 광고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는 나스미디어는 온라인 / 오프라인 광고 시장에서 1위를 선점하고 있는 회사이다. 이곳의 데이터사이언티스트로 일을 하면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리딩하고, 현재는 광고 추천 시스템을 연구하고 있다.

나는 나스미디어 최초의 데이터사이언티스트로 입사했다. 2021년에 들어왔을 때 우리 데이터사이언스팀은 팀원이 혼자인 1인팀이었고, 현재는 7명의 팀원들이 있다. 처음 회사에 들어왔을 때는 연구개발을 위한 인프라도 부재했고, 하루 수억건의 트래픽 데이터는 머신러닝/데이터분석을 위한 형태로 적재되지 않았다. 처음 입사하자마자 광고 도메인에 대한 비지니스 공부를 함과 동시에 이런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힘을 썼다.

2021년의 나스미디어에 합류한 나의 결정을 돌아보니, 나는 모험과 도전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또한 나를 가장 들뜨게 하는 것은 이런 모험과 도전을 하는 과정에서 겪는 시행착오와 그 시행착오 끝에 얻어지는 지혜와 지식을 정리하고 알아가는 과정에 희열을 느끼는 사람이다. 지금도 내가 모르는 것에 대한 탐구와 아는 것을 정리하여 공유할 때 얻어지는 보람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02. 암흑기.. 현재의 초석이된 과거의 나

#201x #고시생 #회색빛 #밑거름

지금의 나를 이루고 있는 성격/지식/삶에 대한 태도가 언제 구성되었는가 돌이켜보니, 21살의 내가 떠올랐다. 나는 대학에 입학하고, 21살부터 고시생이 되었다. 그리고 5년을 신림동 고시촌에서 공부했고, 첫 실패와 포기라는 단어를 마주했다. 주변 지인들과 그 시절을 회상하며 나는 “회색빛의 나와 회색하늘의 신림”이라는 표현을 자주했다. 하지만 그 때의 경험은 지금의 나를 지탱하는 큰 밑거름이다.

도전. 실패. ..그리고 다시 도전.

시험에 도전하고, 그리고 도전과 도전 사이에는 반드시 실패가 존재한다. 당시에는 도전 자체에 큰 의미를 두었지만, 지금의 나는 그 실패를 딛고 일어서는 자세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한다. 어떤 일과 계획이 뜻대로 되지 않을 때 우리는 이를 실패라고 정의 할 수 있다. 하지만 실패는 다음 실행과 계획에 중요한 경험을 쌓게 한다. 이 가치관은 과거의 내가 여러차례의 낙방을 경험하며 체화된 가치관이다.

쌓인 지식. 컴퓨터, 데이터, 프로그래밍.

고시생활을 5년 하면서, 5년 동안 24시간 공부만 했겠는가. 시험기간에는 평소에 보지도 않던 뉴스가 그렇게 재밌을수가 없다는 것은 모두가 공감할 것이다. 나 역시 하루 12시간 공부를 하고 녹초가 되어 집에 돌아와서 법전을 다시 펴지 못했다. 고시생활의 유일한 낙은 밤에 와서 보는 열혈강의 C언어 책과 C by Dissection 전공책이었다. 전공시간 때는 하나도 재미없었던 책을 아무 생각 없이(?) 코드를 타이핑하면서 보내는 시간을 좋아했었다. 다음날 아침 6시에 독서실을 나가야하는데, 새벽 3시까지 테트리스 게임을 짤 때도 있었다. 그 때의 딴짓은 지금의 밑거름이 되었다.

지금도 간직하고 있는 그 시절 열혈강의 C.
요즘은 표지가 바뀌었다는데..
지금도 간직하고 있는 그 시절
C by Dissection 전공책.

03. 데이터사이언스로의 도전하는 나

#딥러닝 #알파고 #다시도전

2016년에 늦은 나이로 군입대를 한 나는 알파고와 이세돌 대국을 경험하며, 딥러닝이 뉴스를 도배하는 시기를 마주한다. 딥러닝이라는 단어는 이미지 프로세싱 전공 수업 마지막 챕터에서 접했지만, “대학원에 와서 공부하라”는 교수님의 말씀만 기억이 날뿐었다. 전공수업에서 나왔던 단어가 뉴스를 도배하니, 자연스레 관심이 갔다. 이미지프로세싱 교과서를 다시 펼쳐보며, 모델 위주로 공부하던 나는 점차 데이터 생애 주기의 앞으로 관심이 갔다. 어떤 데이터가 어떻게 생성되며, 적재되는 방법과 관리하는 체계에 관심이 갔고, 분석하고 그 끝에 모델링을 하고 서빙하는 그 과정 전체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지금도 이 관심사는 여전하다. 다양한 기술과 새로운 방법론을 접할 때마다 관심을 갖고 follow-up 하려는 나의 노력은 과거의 나의 존재들이 만들어준 좋은 습관인 것 같다.

Author

Emjay Ahn

Posted on

2023-01-14

Updated on

2023-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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